본인인증과 전자서명 차이 — 문자 인증번호와 PASS·카카오 서명, 전자계약에서는 어디까지 될까
문자로 받은 6자리 인증번호와 PASS·네이버·카카오로 하는 전자서명은 무엇이 다를까요. 본인인증과 전자서명의 차이를 관련 법령으로 정리하고, 전자계약에서 본인인증으로 충분한 경우와 전자서명이 필요한 경우, 전자서명으로도 안 되는 경우를 예시로 나눴습니다. 어르신께 안내하는 방법도 함께 담았습니다.

본인인증과 전자서명 차이는 한 문장으로 정리됩니다. 문자로 받는 6자리 인증번호는 "이 휴대폰 번호의 주인이 지금 이 사람이 맞다"를 확인하는 본인인증이고, PASS·네이버·카카오·토스 인증서로 하는 전자서명은 "이 사람이 이 문서 내용에 동의했다"를 문서에 묶어 남기는 서명입니다. 앞의 것은 사람을 확인하고, 뒤의 것은 사람과 문서를 함께 묶습니다.
전자계약에서 이 차이가 중요한 이유는 분쟁이 났을 때 드러납니다. 우리나라 법은 대부분의 계약에 특별한 형식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문자 인증 뒤 "동의" 버튼만 눌러도 계약 자체는 성립할 수 있습니다. 다만 나중에 "내가 한 게 아니다", "그런 내용인 줄 몰랐다"는 말이 나왔을 때 버틸 수 있는지는 다른 문제입니다. 그리고 개인 보증처럼 전자서명으로도 효력이 없는 계약이 따로 있습니다.
이 글은 다음 순서로 정리합니다. 먼저 법이 본인확인과 전자서명을 어떻게 나누는지 보고, 전자계약에서 "이럴 땐 이렇게" 상황별 기준을 표로 정리합니다. 그다음 전자서명은 어느 수준이어야 하는지, 마지막으로 어르신이나 디지털 기기가 익숙하지 않은 분께 어떻게 안내하면 좋은지 다룹니다. 조문은 2026년 10월 국가법령정보센터 현행본 기준이고, 법률 자문이 아니라 실무 판단을 돕기 위한 정리입니다.
본인인증과 전자서명 차이, 법은 어떻게 나누나
본인인증(본인확인) — 정보통신망법이 다루는 영역
휴대폰 인증번호로 하는 본인확인의 뿌리는 정보통신망법에 있습니다. 같은 법 제23조의2는 인터넷 서비스가 원칙적으로 이용자의 주민등록번호를 수집하지 못하게 하고, 주민번호를 쓰지 않고도 회원가입을 할 수 있는 "대체수단"을 제공하라고 정합니다. 제23조의3은 그 대체수단을 안전하게 제공할 능력이 있는 곳을 정부가 "본인확인기관"으로 지정하도록 합니다. 이동통신 3사의 휴대폰 본인확인이 대표적입니다.
즉 문자 인증번호의 법적 역할은 "주민번호 없이도 이 사람이 실제 명의자임을 확인하는 수단"입니다. 회원가입, 성인 인증, 비밀번호 찾기에 쓰이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확인되는 것은 이름, 생년월일, 휴대폰 번호가 통신사 명의와 일치한다는 사실이고, 어떤 문서에 무엇을 동의했는지는 이 절차의 관심사가 아닙니다.
법령도 둘을 구분해서 씁니다. 전자금융거래법 시행령 제6조 제3항은 본인확인 방법으로 "휴대전화를 통한 본인확인 등 정보통신망법 제23조의3에 따른 본인확인기관에서 제공하는 본인확인의 방법"을 듭니다. 같은 조 제1항은 서면동의를 대신할 수 있는 것으로 "전자서명법 제2조제2호에 따른 전자서명(서명자의 실지명의를 확인할 수 있는 것으로 한정한다)이 있는 전자문서"를 듭니다. 한 조문 안에서 본인확인과 전자서명이 다른 역할로 나뉘어 있는 셈입니다.
전자서명 — 전자서명법이 다루는 영역
전자서명법 제2조 제2호는 전자서명을 "서명자의 신원"과 "서명자가 해당 전자문서에 서명하였다는 사실"을 나타내는 데 쓰려고 전자문서에 첨부되거나 논리적으로 결합된 전자적 정보라고 정의합니다. 정의에 이미 "해당 전자문서"가 들어 있습니다. 전자서명은 처음부터 특정 문서와 묶이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효력은 제3조에 있습니다.
- 제1항: 전자서명은 전자적 형태라는 이유만으로 서명, 서명날인 또는 기명날인으로서의 효력이 부인되지 않습니다.
- 제2항: 법령이나 당사자 간 약정에 따라 서명·서명날인·기명날인의 방식으로 전자서명을 선택한 경우, 그 전자서명은 서명·서명날인·기명날인의 효력을 가집니다.
2020년 12월 10일 시행된 전부개정으로 "공인인증서"만 특별 대우하던 제도가 사라졌습니다. 지금은 공인전자서명이라는 등급이 없고, 기존 공인인증서는 "공동인증서"라는 이름으로 쓰입니다. 대신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운영기준을 지키는 전자서명인증사업자를 "인정"하는 제도가 생겼습니다(제8조·제9조). PASS(이동통신 3사), 네이버, 카카오, 토스, 금융결제원, 은행권 인증서 등이 이 인정을 받은 사업자이고, 현재 목록과 유효기간은 KISA 누리집의 "증명서 발급 현황"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인정이 의무는 아닙니다. 다만 인정받은 사업자에게는 가입자 신원을 확인할 의무(제14조), 인증업무준칙을 게시할 의무(제15조), 손해가 생기면 배상하고 이를 위해 보험에 가입할 의무(제20조)가 붙습니다.
같은 PASS 앱인데 두 가지 일을 한다
헷갈리는 지점이 하나 있습니다. PASS 앱은 휴대폰 본인확인도 하고, PASS 인증서로 전자서명도 합니다. 같은 앱, 같은 지문 인식이라도 지금 하는 일이 무엇인지에 따라 법적 성격이 다릅니다.
| 구분 | 본인인증(본인확인) | 전자서명 |
|---|---|---|
| 확인하는 것 | 이 번호·명의의 주인이 맞는가 | 이 사람이 이 문서에 서명했는가 |
| 문서와의 연결 | 없음. 인증번호는 문서 내용과 무관 | 있음. 서명 시점의 문서 내용에 결합 |
| 문서를 나중에 고치면 | 알 수 없음 | 서명 검증이 깨져 드러남 |
| 근거 법 | 정보통신망법 제23조의2·제23조의3 | 전자서명법 제2조·제3조 |
| 흔한 예 | 문자 6자리 번호, PASS 본인확인, 아이핀 | PASS·네이버·카카오·토스 인증서, 공동인증서 |
기술적으로 보면 차이가 더 분명합니다. 인증번호는 서버가 만들어 보낸 숫자를 그대로 돌려받는 방식이라, 숫자를 누가 입력했는지만 남고 어떤 문서를 보고 입력했는지는 남지 않습니다. 인증서 기반 전자서명은 서명 시점의 문서 내용을 요약한 값(해시)에 서명자의 키로 서명합니다. 그래서 나중에 계약서 한 글자만 바뀌어도 검증에서 걸립니다.
전자계약 동의 방식 — 이럴 땐 이렇게
계약 대부분은 형식이 자유롭다
우리 민법은 계약을 합의만으로 성립시키는 것을 원칙으로 봅니다. 특정 조문 하나에 적힌 말이라기보다 민법 전체에 깔린 법리이고, 그래서 법이 따로 정하지 않은 계약은 말로도, 문자로도, 버튼 클릭으로도 맺을 수 있습니다. 전자문서법 제4조 제1항도 "전자문서는 전자적 형태로 되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법적 효력이 부인되지 아니한다"고 정합니다.
그래서 질문은 "효력이 있느냐"보다 "분쟁이 생겼을 때 이 사람이 이 내용에 동의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느냐"가 됩니다. 그리고 법이 서면이나 특정 방식을 요구하는 계약은 그 방식을 따라야 합니다.
상황별 기준표
| 상황 | 이렇게 하면 된다 | 근거 |
|---|---|---|
| 회원가입, 성인 인증, 비밀번호 찾기 | 문자 인증 등 본인확인으로 충분 | 정보통신망법 제23조의2·제23조의3 |
| 온라인 쇼핑몰 주문 | 클릭 동의 + 주문 내용 확인·정정 절차 | 전자상거래법 제7조·제8조 제2항 |
| 일반 서비스·용역·렌탈 계약 | 법상 형식은 자유. 분쟁 대비로 전자서명 권장 | 전자서명법 제3조, 전자문서법 제4조 |
| 근로계약서 | 전자문서로 교부 가능. 전자서명 권장 | 근로기준법 제17조 제2항 |
| 자동이체(출금) 동의 | 서면(금융위원회가 고시한 전자문서 포함)이나 녹취 등 정해진 방법 | 전자금융거래법 시행령 제10조 |
| 개인이 서는 보증 | 종이 서면 + 자필 서명·기명날인. 전자서명으로도 무효 | 민법 제428조의2 |
| 보증보험사 등 영업으로 하는 보증 | 전자문서 가능 | 전자문서법 제4조 제2항 |
| 비대면 대출 등 고액·고위험 거래 | 여러 독립적 인증수단 + 전자서명 | 대법원 2024다236754 |
몇 가지는 풀어서 보겠습니다.
쇼핑몰 주문. 전자상거래법 제7조는 소비자가 청약 전에 내용을 확인하고 바로잡을 수 있는 절차를 두라고 정하고, 제8조 제2항은 전자적 대금지급 때 재화 내용과 가격 등을 고지하고 소비자가 확인하는 절차를 마련하라고 정합니다. 여기서 법이 요구하는 것은 "확인 절차"이지 전자서명이 아닙니다.
근로계약서. 근로기준법 제17조 제2항은 임금 구성항목·계산방법·지급방법, 소정근로시간, 휴일, 연차유급휴가가 적힌 "서면(전자문서법 제2조제1호에 따른 전자문서를 포함한다)"을 근로자에게 교부하라고 정합니다. 전자문서로 교부해도 된다는 뜻입니다. 서명 방식은 조문에 없지만, 근로자가 내용을 받았고 동의했다는 것을 남기려면 전자서명을 받는 편이 안전합니다.
개인 보증. 가장 많이 놓치는 부분입니다. 민법 제428조의2 제1항은 "보증은 그 의사가 보증인의 기명날인 또는 서명이 있는 서면으로 표시되어야 효력이 발생한다. 다만, 보증의 의사가 전자적 형태로 표시된 경우에는 효력이 없다"고 정합니다. 사람이 개인적으로 서는 보증은 PASS 인증서든 공동인증서든 전자서명으로 받으면 효력이 없습니다. 종이에 직접 서명이나 기명날인을 받아야 합니다. 예외는 전자문서법 제4조 제2항으로, 보증인이 자기 영업으로 작성한 보증 의사의 전자문서는 서면으로 봅니다. 임대사업자 보증보험처럼 보증기관이 영업으로 하는 보증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전자문서가 서면이 되는 조건. 법령이 "서면"을 요구할 때 전자문서로 대신하려면 전자문서법 제4조의2의 조건을 갖춰야 합니다. 내용을 열람할 수 있어야 하고, 작성·송수신·저장 당시 형태나 그대로 재현할 수 있는 형태로 보존돼야 합니다. 다른 법령에 특별한 규정이 있거나, 성질상 전자적 형태가 허용되지 않으면 제외됩니다. 위의 개인 보증이 "다른 법령의 특별한 규정"의 대표 예입니다.
판례가 보는 기준 — 대법원 2024다236754
비대면 계약에서 "내가 한 게 아니다"가 다퉈진 최근 대법원 판결이 있습니다. 2025년 8월 14일 선고된 2024다236754 판결입니다.
사실관계는 이렇습니다. 원고는 딸을 사칭한 사람의 요청에 운전면허증 사진, 계좌번호와 비밀번호를 보냈고, 받은 링크로 휴대폰 원격제어 앱을 설치했습니다. 그 사람은 같은 날 원고 명의로 공동인증서를 발급받고, 비대면으로 은행 계좌를 연 뒤 9천만 원을 대출받았습니다. 은행은 다음 절차를 거친 뒤 원고 명의의 전자서명을 받았습니다.
- 행정안전부 신분증 진위확인 시스템으로 운전면허증 확인
- 기존 계좌에 1원을 보내 입금자명에 적힌 인증번호로 확인
- 원고 명의 휴대전화 본인인증
- 원고 명의 공동인증서 인증
- 신용정보 조회와 건강보험 자격득실 확인
대법원은 전자문서법 제7조 제2항 제2호의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는 수신자가 "본인확인절차를 적절하게 이행하였는지"에 따라 결정된다고 봤습니다. 판단할 때는 당시 기술 수준에 맞는 절차였는지, 관련 법령이 정한 방식에 따라 거래 특성에 맞게 노력했는지, 그 의사표시가 어떤 법률행위인지를 종합해서 본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인증수단만을 개별적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서로 독립적인 인증수단을 복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해야" 한다면서 대출계약을 유효로 봤습니다. 피해자인 원고가 대출 책임을 지게 된 것입니다.
이 판결에서 실무에 가져올 점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계약을 받는 쪽은 거래의 무게에 맞는 확인 절차를 여러 겹으로 갖출수록 유리하다는 것입니다. 휴대폰 본인인증은 다섯 가지 수단 중 하나였을 뿐입니다. 다른 하나는, 서명하는 쪽이 인증번호나 인증서를 남에게 넘기면 그 결과를 스스로 떠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뒤에서 다룰 어르신 안내에 이 내용이 꼭 들어가야 하는 이유입니다.
전자서명은 어느 수준이어야 하나
전자서명법 제2조의 정의는 넓습니다. 체크박스 클릭이나 손가락으로 그린 서명 이미지도, 당사자가 그것을 서명 방식으로 약정했다면 제3조 제2항의 전자서명이 될 수 있습니다. 법은 전자서명의 "등급"에 따라 효력을 나누지 않습니다. 차이는 증명력, 곧 분쟁 때 "이 사람이 이 문서에 서명했다"를 얼마나 쉽게 보여 줄 수 있느냐에서 납니다.
아래 단계 구분은 조문이 정한 등급이 아니라, 앞의 법령 구조와 판례를 바탕으로 한 필자의 실무 판단입니다.
| 단계 | 방식 | 본인과의 연결 | 문서와의 연결 | 어울리는 계약 |
|---|---|---|---|---|
| 1 | 체크박스·"동의" 버튼 | 로그인 계정 정도 | 약함 | 약관 동의, 소액 주문 |
| 2 | 문자 인증 + 동의 버튼 | 휴대폰 명의 확인 | 약함 | 일반 신청서, 소액 서비스 |
| 3 | 서명 그리기 + 링크 발송 + 감사 기록 | 링크 받은 사람 | 중간. 서명 플랫폼이 문서 해시·이력 보관 | 일반 계약, 렌탈 계약, 근로계약 |
| 4 | 인정 사업자 인증서(PASS·네이버·카카오·토스·공동인증서) | 실지명의 확인 | 강함. 서명 시점 문서에 결합 | 고액 계약, 금융·임대차 |
| 5 | 4단계 + 신분증 진위확인·계좌 인증 등 복수 수단 | 매우 강함 | 강함 | 비대면 대출, 고위험 거래 |
이렇게 고르면 된다
- 법령이 "실지명의를 확인할 수 있는 전자서명"을 요구하면 4단계 이상이 필요합니다. 앞에서 본 전자금융거래법 시행령 제6조가 그런 예입니다.
- 금액이 크거나, 되돌리기 어렵거나, 상대방이 나중에 부인할 가능성이 있는 계약도 3단계 이상이면 가능합니다. 다만 분쟁이 생겼을 때는 4단계 이상이 더 안전합니다. 2024다236754 판결이 본 것도 결국 거래의 무게에 맞는 절차였는지였습니다.
- 법이 형식을 요구하지 않는 일반 계약은 3단계로도 충분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는 약관이나 계약서에 "이 방식의 전자서명을 서명으로 한다"는 약정을 넣어 두는 것이 제3조 제2항의 효력을 확실하게 하는 방법입니다.
- 1~2단계로 계약을 받는다면, 최소한 동의 당시 고객이 본 문구를 그대로 남겨 두어야 합니다. 이 방법은 동의 기록 보관 글에서 스냅샷 설계로 자세히 다뤘습니다.
- 개인 보증은 단계와 무관하게 종이 서면이 필요합니다.
어떤 단계든 함께 남겨야 할 것
서명 방식과 별개로, 분쟁 때 꺼내 보여 줄 기록은 같습니다. 서명 당시 고객이 본 문구를 해시와 함께 남기고 이력을 쌓는 구체적인 설계는 전자동의 기록 보관 글에서 다뤘습니다.
- 서명 당시의 계약서 원본(PDF)과 그 해시값
- 서명 일시, 서명 방식(어떤 인증서·어떤 인증 수단)
- 계약서를 보낸 경로와 열람 기록
- 본인확인 절차를 거친 기록
전자상거래법 시행령 제6조는 계약·청약철회 기록과 대금결제 기록을 5년 보존하라고 정합니다. 업종 법령의 보존기간을 확인하고, 그 기간을 개인정보 처리방침에도 똑같이 적어 두어야 합니다. 정보보호 인증을 준비 중이라면 ISMS 와 ISMS-P 차이 글에서 이 기록이 어떤 항목으로 심사되는지 이어서 볼 수 있습니다.
어르신·디지털 취약자에게 전자서명 안내하는 법
전자서명은 받는 쪽에게는 증거를 남기는 수단이지만, 서명하는 분에게는 "지금 무엇을 하는지 모르는 채 누르는 버튼"이 되기 쉽습니다. 특히 본인인증과 전자서명이 같은 앱에서 비슷한 화면으로 진행되면 구분이 더 어렵습니다. 다음은 안내문과 화면을 만들 때 쓸 수 있는 방법입니다.
한 문장 비유로 먼저 알려 드리기
어려운 용어 대신, 이미 아는 행동에 빗대 안내합니다.
- 문자 인증번호 6자리: "은행 창구에서 신분증을 보여 주는 것과 같습니다. '나 맞아요'라는 확인입니다."
- PASS·카카오·네이버 전자서명: "계약서에 도장을 찍는 것과 같습니다. 이 내용에 동의한다는 표시입니다."
- 그래서 "인증번호는 신분증, 전자서명은 도장"이라고 한 줄로 기억하시게 합니다.
무엇이 올지 미리 알려 드리기
화면이 바뀌거나 알림이 오면 많은 분이 거기서 멈춥니다. 미리 순서를 알려 드리면 덜 당황합니다.
- "잠시 뒤 카카오톡으로 '카카오 인증서' 메시지가 옵니다." 처럼 어느 앱에, 어떤 이름으로 오는지 구체적으로 적습니다.
- "메시지 안의 노란 버튼을 누르시면 계약서 내용이 나옵니다."
- "내용을 확인하신 뒤 처음에 정하신 비밀번호 6자리나 지문을 입력하시면 서명이 끝납니다."
- "끝나면 화면에 '서명 완료'가 뜨고, 계약서 사본이 문자로 옵니다."
종이 안내문 한 장에 이 네 줄과 실제 화면 그림을 넣어 미리 드리면 가장 효과가 좋습니다. 단계마다 "1/4, 2/4"처럼 지금 어디쯤인지 보여 주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서명 화면은 이렇게 만들기
- 글씨는 크게, 버튼은 하나만. "다음", "확인" 대신 "계약서에 서명하기"처럼 버튼 이름에 하는 일을 씁니다.
- 서명 직전에 핵심 세 줄을 따로 보여 줍니다. 무엇을 계약하는지, 얼마인지, 언제까지인지입니다.
- 인증 유효시간을 넉넉히 두고, 시간이 지나면 처음부터가 아니라 그 단계부터 다시 하게 합니다.
- 인증번호 입력 화면과 서명 화면의 제목을 다르게 씁니다. "본인 확인 중입니다"와 "계약서에 서명합니다"를 분명히 구분하면 지금 무엇을 하는지 아시기 쉽습니다.
반드시 넣어야 할 경고 한 줄
앞의 2024다236754 판결의 원고는 가족을 사칭한 사람에게 신분증 사진과 계좌 정보를 넘기고 원격제어 앱을 설치했고, 결국 대출 책임을 졌습니다. 안내문에는 다음 문장을 꼭 넣습니다.
- "인증번호와 인증서 비밀번호는 가족에게도 알려 주지 마세요. 저희는 전화로 인증번호를 묻지 않습니다."
- "전화나 문자로 받은 링크로 앱을 설치하라고 하면, 끊고 저희 대표번호로 다시 확인하세요."
전자서명이 어려운 분을 위한 다른 길
모든 분이 전자서명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스마트폰이 없거나 인증서 발급이 어려운 분을 위한 길을 함께 열어 둡니다.
- 대면·종이 서명: 방문하시거나 우편으로 계약서를 받아 서명하는 방법을 남겨 둡니다. 개인 보증이라면 원래 이 방법만 됩니다.
- 가족이 대신 하는 경우: 가족이 본인 휴대폰으로 대신 서명하면, 나중에 "내가 한 게 아니다"라는 분쟁의 씨앗이 됩니다. 대신 해야 한다면 위임장을 받고, 서명자를 대리인 본인 명의로 남깁니다.
- 전화로 함께 진행: 상담원이 전화로 단계마다 설명하되, 인증번호는 고객이 직접 입력하게 합니다.
맺음말 — 본인인증과 전자서명 차이, 계약 전에 확인할 체크리스트
본인인증과 전자서명 차이를 다시 정리하면, 본인인증은 사람을 확인하고 전자서명은 사람과 문서를 함께 묶습니다. 대부분의 계약은 형식이 자유로워서 문자 인증과 동의 버튼만으로도 성립할 수 있지만, 분쟁 때 버티는 힘은 전자서명 쪽이 훨씬 큽니다. 그리고 개인 보증처럼 전자서명으로도 안 되는 계약이 있습니다. 전자계약 화면을 만들거나 고를 때 다음을 확인해 보시면 됩니다.
- 이 계약에 법이 정한 형식이 있는가. 개인 보증이면 종이 서면, 자동이체면 정해진 동의 방법을 따른다.
- 금액과 되돌리기 어려운 정도에 맞는 단계를 골랐는가. 고액이어도 3단계 이상이면 가능하지만, 분쟁에 대비하려면 인정 사업자 인증서와 복수 확인 수단(4단계 이상)이 더 안전하다.
- 약관이나 계약서에 "이 방식의 전자서명을 서명으로 한다"는 약정이 들어 있는가.
- 서명 당시 계약서 원본, 해시, 일시, 서명 방식, 본인확인 기록을 남기고, 그 보존기간을 처리방침에도 적었는가.
- 어르신께 "인증번호는 신분증, 전자서명은 도장"으로 안내하고, 인증번호를 남에게 알려 주지 말라는 경고와 종이 서명이라는 다른 길을 함께 드렸는가.
참고한 원문은 민법 제428조의2를 비롯한 국가법령정보센터 현행 조문과 대법원 2024다236754 판결문입니다. 개별 계약의 효력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분쟁 가능성이 있는 계약은 전문가 검토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